“인문사회학에서 국가적 복합위기 해결법 찾는다” [쿠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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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9회 작성일 24-11-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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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호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회장
강성호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회장(순천대 인문학술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했다. 사진=유희태 기자
저출생·고령화, 지방소멸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문·사회계열 학문이 위기의 학문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단기적이고 분절적인 연구 방식으론 거대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강성호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회장(순천대 인문학술원장)은 지난 6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생·고령화, 지방 소멸, 사회 양극화, 기후 및 환경 변화 등 큰 사회문제는 있지만 이에 대한 처방이 없다”며 “한국적인 문제인 만큼, 외국 사례로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연구를 국내 인문사회학 연구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속 성장하는 주요 동력 중 하나가 대학입니다. 미국 대학은 이공분야와 인문사회분야를 동시에 육성하며, 하버드, MIT, 스탠퍼드, UC버클리 등에서 다양한 융복합 분야 인재를 육성해 미국 국가경쟁력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강 회장은 인공지능(AI) 산업 등 이공계 분야 육성만이 아닌, 산업 기반이 되는 순수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의 언어학 인재 육성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실리콘밸리의 AI산업 육성에 핵심적인 부분”라며 “전국적으로 미국 대학에는 100개 이상의 언어학회가 있다. 국가와 사회가 펀딩 지원을 해서 유지한다”며 “한국에는 언어학과는 겨우 3곳이다. 투자를 안 해주니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공계와 비교해도 차이는 극명하다. 내년 이공분야 R&D는 2조9000억원 늘었으나, 인문사회분야는 2억7000만원 증가에 불과하다.
강 회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주는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며 “한강 작가가 ‘소년이 온다’를 탄생시키기 위해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 등을 참고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배경에는 이러한 인문사회 연구자들의 오랜 구술 채록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K-학문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기 위해선 이같이 인문사회학계가 연구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한인사협의 ‘메가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기도 하다. 문제해결형 메가 아젠다 연구를 통해 인문사회분야 학문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 국가 발전과 우수 인재 양성, 국가와 사회의 학술 지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한인사협에는 170여개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한인사협은 메가 아젠다로 △지방소멸 대응 방안 △지속가능 국제사회 실현 △뉴노멀 시대 사회혁신 △저출생·고령화 대응방안 △권역과 지역 연구 △4차 산업혁명과 인간 생활 △기후 및 환경변화 대책 △경제적 불평등 완화 △불확실성과 국가위기 감소 등을 정했다.
실제 해외에서도 여러 연구소와 단체가 공동으로 대규모 문제해결형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인문사회연구소(INSHS)의 대형공동프로젝트(연간 예산 5634억원) 유럽의 홀로코스트 연구(395억원), EU호라이즌이 지원하는 NewsEye 프로젝트(72억원) 등이 있다.
강 회장은 메가프로젝트가 한국 인문학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국내 중견 인문사회연구소들의 공동연구를 통해 최고 수준의 연구로 한국 사회가 당면한 주요 거대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정부와 지역의 국책 및 공공연구기관 등과 협업을 강화해 정책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메가프로젝트를 매개로 인문사회 분야가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활성화를 통해 만들어진 기반을 토대로 인문사회 분야가 사회에 역할을 한다면 (학문도) 지속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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