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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문사회 연구자 200여 명 한자리에…인문사회 분야 ‘패싱’에 “기초학문 지원 강화해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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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사협
조회 582회 작성일 23-11-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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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공동학술대회 개최
3일간 54개 연구성과 발표 진행, 인문사회 분야 발전 위한 다양한 방안 쏟아져
국내 인문사회 연구자들, “인문사회 분야 지원 미비…학문 간 균형발전에 초점 맞춰야”
강성호 인사협 회장 “미래적, 융합적 연구 활성화 넘어 실질적 정책 방안까지 도출되길”
정해구 경인사 이사장 “연구에서 그치지 말고 지원 정책 제언까지 이어질 때”
인문 토대의 부재…지자체와 인문공동체 구축 통해 지역문화 활성화 기대감도 내비쳐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가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함께 ‘2023년 제2회 우수성과교류확산학술대회’를 10일 국립순천대에서 개최했다. (사진=김한울 기자)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가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함께 ‘2023년 제2회 우수성과교류확산 학술대회’를 10일 국립순천대에서 개최했다. (사진=김한울 기자)

[순천=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회장 강성호 순천대 인문학술원장, 이하 인사협)가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경인사)와 공동으로 ‘2023년 제2회 우수성과교류확산학술대회’를 10일 국립순천대에서 개최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200여 명이 넘는 인문사회 연구자들이 참석해 그동안 연구한 우수성과를 교류하고 확산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를 앞두고 강성호 인사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이공계에 비해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많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인문사회 분야의 미래적, 융합적 연구가 활성화되고 연구방안을 넘어 실질적인 지원을 위한 정책 방안까지 도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성호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회장. (사진=김한울 기자)강성호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회장. (사진=김한울 기자)

■ 정부 R&D 총예산에 비해 인문사회 분야 1.2%에 불과… 교육부,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추가적 지원 시사 = 실제로 대학사회에서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올해 학문 분야 지원을 위한 정부 R&D 예산 30조 6574억 원 중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예산은 3000억 원을 살짝 웃도는 수준으로 총 예산의 1.2%에 불과하다.

이에 인사협은 현 정부에 △고등교육 재정지원의 상향 조정 △기초학문지원 예산에 인문사회 분야 포함과 단계적 지원금 증액 △형평성 있는 예산 집행과 연구 기관 확대를 요구해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김한울 기자)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김한울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이 같은 점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와 지방소멸 속 인문사회 분야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학계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련 분야 지원 비중은 매우 낮다”며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학문 간 균형은 미래 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인문사회 분야 연구 지원을 확대하고 ‘인문사회 융합인재 양성 사업’을 신설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인문사회 학술 분야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을 시사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축사를 대독한 심 기획관은 “정부는 인문사회 학계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인문사회의 경쟁력 제고와 고등교육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며 “과학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성장 속도에 걸맞은 올바른 방향 설정에서 인문사회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며 학계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인수 대구교대 사회학 교수. (사진=김한울 기자)김인수 대구교대 사회학 교수. (사진=김한울 기자)

■ 미래 인문사회분야 학문후속세대인 박사과정생 연구 환경부터 개선해야 = 이후 인사협과 경인사의 공동 기획세션 ‘인문정책특별위원회 인문정책’을 주제로 본격적인 학술대회가 열렸다. 다양한 학술 논의가 펼쳐진 가운데 인문사회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은 후속세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지원에서 시작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인수 대구교대 사회학 교수는 국내 인문사회 분야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하고 있는 박사과정생들의 실태부터 파악했다. 김 교수는 “분석 결과 인문사회 분야 박사과정생들이 스스로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문 발전을 이끌 후속세대부터 무너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기에 관련 분야 박사과정생의 연구력 증진과 이를 위한 환경 개선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국내 인문사회 분야에서 박사 양성모델 정립을 비롯해 △학비·생활비 지원 프로그램 확대 △연구자 생애맞춤형 지원과 박사과정생 직접지원 체계로의 전환 △연구 업적 평가체계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인문사회 분야 발전을 이끌어나가는 이들은 박사과정생”이라며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 교육 당국은 연구비 지원과 맞춤형 지원 체계 변화 등 박사과정생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백성혜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 소장. (사진=김한울 기자)백성혜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 소장. (사진=김한울 기자)

■ “융합 교육 가르칠 교원의 인문학적 역량부터 확보해야” = 교원 양성 과정에서 인문사회 분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백성혜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 소장은 최근 교육계가 추진하는 창의·융합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가르칠 교원의 교육부터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백 소장은 “교육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교원들에게 융합 교육 역량이 강조되고 있지만 가르쳐야 할 교원들이 해당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며 “현직 교원 연수, 예비교원들의 교육과정 개선 등 융합교육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교원의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융합교육의 핵심은 교원의 인문학적 역량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교사가 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이제는 교원의 인문학적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동안의 융합교육이 과학 위주에 치중돼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인문사회 분야가 나서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축적된 교육 데이터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개방성 높여야” = 조현구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소장은 연구소 내 교육정보연구센터(이하 센터)를 소개하며 인문사회연구소들이 디지털 교육혁신 시대에 맞춘 연구 방향성을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교육 정보화 과정에 따른 교육 데이터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정보생산-정보수집·가공 및 분석-정보이용’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봤다. 또한 이렇게 쌓인 교육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교육데이터맵을 시각화해 누구나 쉽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성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조 소장은 기관별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연구자들이 모여 방안을 논의하는 ‘월간 교육데이터 포럼’의 개최 정례화를 제안했다.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지역원형과 강원도 인문공동체 구축’을 주제로 발표하며 지역의 인문공동체 형성에 인문사회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다양한 지역문화 원형을 살펴본다면 인문 관계망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 교수는 “인문사회 분야의 발전은 지역문화 연구에서 나온다”며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인문사회 연구자들이 지역 내에 있는 여러 개별 문화가 고립된 채 소실되는 것을 막고 지역문화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같이 연구자들이 나서 지역의 ‘인문 토대’를 구축한다면 지역문화의 실질적인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